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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Big Adventure

정말 가차 없는 상황이었어요. 새 프로젝트에 들어온 지 15일밖에 안 지났는데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는 거에요. 너무 당황스러워서 되물었죠. '제가 여기 리더인데 나가라구요?' 그래도 상황이 급해서 바꿔야 한대요. '그러면 여기 후배들은 누가 챙겨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죠?' 그건 천천히 생각해보겠대요. '어..근데 저 지금 이 프로젝트 회의 들어가야되는데 가지 말까요?' 근데 또 그건 일단 들어가라고 하더라구요. 황망하게 지하철을 타고 회의를 하러 갔어요. 프로젝트가 막 시작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회의는 앞으로 프로젝트를 어떻게 잘 진행해볼까에 대한 회의였어요. 미래와 비전을 이야기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짰어요. 그러니까 예비부부들이 하는 그런 거요. 그래서 전 그 자리에서 예정된 이별에 대해서 ..

에세이 2018. 9. 7. 03:33
From Papercut to Sharp Edges

I don't know what stressed me first or how the pressure was fed. 난 뭐가 나를 스트레스받게 만들기 시작했는지도, 이 압박감이 어디에서 오는지도 잘 모르겠어. 2017년 4월 9일 23시 20분 가방검사를 마치고 보안직원과 마음속으로 인사를 나눈 뒤 회사 건물 밖으로 나섰다. 해는 3시간 53분 전에 사라졌고 달빛이나 별빛이 잠실 하늘을 비춰주지는 않으니, 나는 온전히 가로등 불빛과 가끔 지나다니는 차들의 헤드라이트에 의지해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잠실역의 2호선 막차 시간은 24시 21분이니까 삼보일배를 하면서 가도 늦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차가 끊겨서 택시를 타고 퇴근하는 그런 불행한 일은 원치 않았다. 건물 밖을 나서서 몇 걸음을 걸었..

에세이 2018. 8. 26. 03:24
2012

일주일에 110시간씩 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내가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실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싶었는데, 주위에 120시간씩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조용히 있었다. 조용히 모든 일상을 일하는데 투자했지만 일은 잘 안 됐다.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뭔가 얻는 것이나 배워가는 것이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난 시간들을 대손 충당금으로 잡아둬야겠다고 마음 먹을 무렵, 프로젝트가 부지불식간에 끝나버렸다.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는 20대였는데, 프로젝트가 끝나니 30대가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서울로 올라오면서 세상이 참 많이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흐른 시간은 3개월밖에 되지 않다는 사실을..

에세이 2018. 8. 12. 02:19
Build, Pray, Run

슬쩍 본 밤하늘에는 별이 이중 포인터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별을 향해 이번 빌드가 성공하게 해주세요 라고 빌고 싶었는데 문득 별의 깜빡임이 조금 인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별이 아니라 우주정거장이나 비행기가 지나갔나 봅니다. 그래서 그냥 자리로 돌아가서 결과를 확인해봤습니다. 아마도 저에게 간절함이 부족했나 봅니다. 화면엔 몇 번이나 봤었던 실패 메시지가 떠 있었습니다. 또 실패했네요. 하지만 자존심이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좌절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존심은 실패가 3번쯤 되었을 때 떨어지기 시작해서 5번째쯤에 바닥을 쳤고, 좌절감은 8번째 실패에서 이미 느꼈거든요. 심지어 방금의 실패는 뭔가 고치거나 수정하지 않고 그냥 한 번 눌러본 빌드의 실패였습니다. 계속 실패한 빌드를 한 번 더 ..

에세이 2018. 8. 6. 00:56
스윙바이

늦은 저녁까지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생각의 흐름 사이에 작은 댐 하나가 들어설 때가 있습니다. 흘러가던 생각이 멈추고 아무 생각이 없어지면 시야가 넓어지고 주변의 적막함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노트북을 식히던 팬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가 식어버린 커피를 데우는 모습, 대충 쳐놓은 블라인드 사이로 보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거리, 주인을 떠나보낸 의자들과 꺼져있는 수많은 스크린들이 사무실을 고요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그 상황이 재미있어서 키보드의 키 하나를 툭 쳐보면 짧고 경쾌한 소리가 울리고 곧 다시 조용해집니다. 낮이었다면 많은 사람이 그 소리를 들었겠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소리여서 다들 자신이 들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나쳤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

에세이 2018. 7. 28. 03:32
가짜 심장의 진심

2017년의 어느 수요일 아침이었다. 모든 아침 중 무작위로 하나를 뽑아도 14%의 확률로 뽑히는 게 수요일 아침이니 그 자체가 딱히 특별할 것은 없었다.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한숨 좀 쉬다가 뭔가 쳐보고 살짝 클릭했다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와서 다시 한숨 쉬고 하는 루틴도 딱히 특별할 것이 없었다. 다만 공휴일도 아닌 평일에 회사도 아닌 곳에서 주어진 업무가 아닌 코드를 들여다보는 것은 살짝 특별한 일이었다. 아침 일찍 찾은 도서관은 시험 기간임에도 빈자리가 꽤 있었다. 연차 휴가까지 쓰고 출근하듯이 집을 나선 보람이 있었다. 오늘은 뭔가 빨리 끝내고 집에 일찍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주변의 빈자리가 모두 가득 찰 때까지 모니터 속 코드는 다섯 줄을 넘기기 어려웠다. 자정까지 과제를 제출해야 ..

에세이 2018. 7. 27. 02:23
참는 것과 남는 것

신입사원 때의 일이었다. 한참 더운 여름, 프로젝트 사무실이 있었던 작은 건물에 들어서니 경비 아저씨가 뭔가 할 말이 많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매일 퇴근할 때마다 사무실 문을 열쇠로 잠그고 경비아저씨께 드렸기 때문에 안면은 있었지만 가벼운 인사 외에는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데 왜 그러시는지 궁금했다. 평소처럼 가볍게 인사하고 2층으로 올라가서 사무실 문을 열었더니 아무도 없었다. 내가 조금 일찍 출근했나 생각하고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펼치는데 경비아저씨가 사무실에 올라오시더니 혹시 뒷자리에 앉아있던 사람 잘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봤다. 아, 예. 회사는 다르지만 저희 파트에서 일하시는 과장님 입니다. 그러자 경비아저씨가 갑자기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며 흥분하셔서 매우 빠르게 말을 뱉어내셨는데..

에세이 2018. 7. 27. 01:30
올림, 내림, 반올림

카페인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400mg 이하이고, 치사량은 10g 정도입니다. 당시 제 책상에는 카페인 알약 통이 놓여있었는데, 한 알에 200mg의 순수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었으니까 2알을 먹으면 권장량을 채우는 것이었고 50알을 먹으면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뭔가 일반화하기에는 권장량과 치사량 사이의 간격이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필요할 때는 3알이나 4알 정도는 먹어도 죽지는 않는다는 말이지?라고 받아들였습니다.카페인의 권장량과 치사량을 두고 고민하던 그 날, 사무실에는 여유가 넘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 프로젝트의 일정, 프로그램의 완성도, 프로젝트가 잘 끝날 것이라는 희망 모두 최악의 상태였지만 딱 하나, 건축학적인 관점에서만 사무실에는..

에세이 2018. 7. 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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