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비 몰로치의 저서 상품의 탄생 그리고 디자인 이야기(Where stuff comes from)에 대한 글입니다.일반적으로 상품의 디자인은 그 상품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길거리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바라본다고 했을 때, 예술가가 바라보는 시각과 사회학자가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공학자가 바라보는 시각은 동일 할 수 없다. 심지어 같은 계층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도 반드시 일치한다고 할 수 없는데, 동일한 예술가들이 같은 자동차를 바라본다고 해도 그 자동차의 구성물들간의 조화로움을 높이 평가하는 예술가가 있을 수 있고, 색상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예술가가 있을 수 있다. 즉,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평가하는 기준은 객관성을 부여하기 어렵고 주관적인 시각이 많이 개입될 수 있다는 것인데..
나는 살아오면서 우리집이 그다지 가난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에서도 우리집은 그럭저럭 잘 사는 편이었지만, 가끔 돈 걱정 전혀 하지 않을 정도로 부유하지 않은 것에 아쉬워 할 때가 있는데,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마을버스를 기다려야 할 때가 보통 그렇다. 이사오고 나서, 팜플렛에 적혀있던 지하철역에서 5분거리! 라는 말은 카레이서 기준임을 알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마을버스 기사분들은 카레이서가 아니기 때문에, 집에서 지하철역까지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합쳐서 15분 정도가 소모되었다. 우리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가는 버스는 2종류가 있는데, 5번과 422번이 그 것 이었다. 두 버스의 노선은 물론 다르기는 다르지만,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였고, 전체 정류장의 70% 이상이 겹쳤으며,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