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났다
전화벨이 울렸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책상에 A4 용지가 쌓였다. 항상 매월 5일은 이랬다. 규정에 정해진 결산기간은 매월 1일 부터 5일이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규정을 '결산은 5일에'로 받아들였다. 첫 날에 오면 10분도 안 기다리고 바로 확인 받고 돌아갈 수 있는데 왜 사람들은 꼭 마지막 날 몰려서 몇 시간씩 기다릴까. 결산서 틀리면 답도 없는데. 라는 의문이 들어서 검사가 끝난 결산서에 도장을 찍어주면서 물어봤다. "보급관님, 다음에는 첫 날에 오시면 이렇게 안 기다리셔도 될텐데 말입니다." 4시간을 기다렸던 보급관은 결산서를 받아들며 이렇게 말했다. "야, 너네는 31일까지 쓴 걸 그 다음날에 다 합산해서 결산서 만들어올 수 있냐?" 결산은 업무시간을 훌쩍 넘겨서까지 계속 되었고, 한 ..
에세이
2015. 12. 15. 0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