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미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면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혼자 멍하니 생각에 잠길 때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망상 속에 존재하는 나의 천재성을 현실 세계로 끄집어내면, 물에 빠진 고양이나 물 밖에 나온 산갈치처럼 볼품없어지니까 현실적으로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쪽에 가까운 것 같다. 몇 년 전에 내가 잘하는 것이 정말 하나도 없구나라고 느끼게 했던 일이 있었는데, 인공지능을 공부할 때였다. 컴퓨터로 뭔가 벌어먹는 사람들에게 알파고가 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빌어먹어도 컴퓨터로 빌어먹어야 했던 나에게 딥러닝은 가치관을 흔드는 충격이었다. 아, 내가 23년 동안 갈고닦은 프로그래밍은 이제 다 의미 없어지겠구나. ..
에세이
2019. 4. 21.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