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body hates me
"가서 순찰로나 슬슬 한 바퀴 돌고 와"순간 본분을 잊고 "예?"라고 대답할 뻔했습니다. 아, 여긴 군대였지.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행정보급관님이 당직사관 완장을 차는 것을 도와드리며 되도록 평온한 말투로 되물었습니다."밖에 지금 비 내리기 시작한 것 같은데 말입니다""그러니까 한 바퀴 돌고 와야지. 길 얼마나 미끄러운 지도 확인해보고, 어디 무너진 곳 없는지도 좀 보고"잠시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해가 어둑하게 진 바깥에는 봄비가 아늑하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참으로 편안한 기분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직사관의 단호한 명령을 당직부사관이었던 제가 거부할 수는 없었습니다. "알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 복도로 나가서 근무명령서를 찾아봤습니다. 곧 지금 초..
에세이
2018. 11. 7.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