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1 아침이었다. 출근을 하려고 집에서 나올 때면 온통 깜깜해서 내가 무척 부지런 한 것 처럼 느껴지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온통 환해서 내가 지금 주말에 느지막히 출근하는 것인지 아침에 부지런히 출근하는 것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던 그런 아침이었다. 견디기 힘들 것 같던 추위와 꼭 아파트 단지 입구에만 가면 미친듯이 불던 바람은 추억이 되었고, 지하철역 까지 뛰어야 될 것 같은데 차마 뛰지 못하게 만들었던 얼어붙은 바닥도 녹아서 흔적만 남긴, 그런 늦은 겨울의 출근길 이었다. 한 번도 버스를 타고 출근한 적은 없었기에, 지난 3년간 늘 그랬던 것 처럼 지하철 역에 카드를 찍고 들어갔다. 카드를 찍으면서 얼핏 이번 달에 쓴 교통비가 스쳐지나갔고, 그걸 보면서 벌써 이번 달도 중간이 넘었네..라는 생각이 ..
에세이
2013. 3. 8. 03:26